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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태, 이노우에 노부타카 외, <신도, 일본 태생의 종교 시스템>, 제이앤씨, 2010, 373쪽(역)

책소개

통계로 보면 일본인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는 신도이다. 신도를 이해해야 일본 문화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은 일본 신도의 역사를 '종교시스템으로서의 신도'라는 관점에서 소개한다. 즉, 율령제 지배 및 관사제 등 시스템의 차원에서 신도를 조명한다. 저자는 전체 사회의 구조적 특질 및 그 변화과정과의 관계에서 종교사의 전개를 기술하며 신도를 생태계 모델로 서술한다. 신도가 자연발생적인 종교가 아니라 다양한 세계관과 습합을 통해서 발전했다는 게 이 책의 논지이다.

저자

이노우에 노부타카 외

역자

박규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도쿄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에도 후기 일본 신종교’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한양대학교 국제문화대학 일본언어문화학 전공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상대와 절대로서의 일본』 『아마테라스에서 모노노케 히메까지』 『일본의 신사』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일본』 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현대일본 종교문화의 이해』 『도쿠가와 시대의 철학사상』 『일본신도사』 『국화와 칼』 『신도』 들이 있다.

목차

역자의 말
일러두기
종교시스템으로 본 신도 조감도

서장
신도란 무엇인가

신도라는 종교시스템 계속 변화하면서 이어져 내려온 종교전통
동아시아 종교문화권과 신도 신도는 과연 일본의 독자적인 종교라고 말할 수 있는가?

제1장 고대:신도의 새벽
가미신앙 제사유적과 가미신앙
마쓰리고토 야마토 조정의 발전과 신기신앙
진무천황 부족연합에 관한 신화의 형성
천손강림 ‘히노미코’의 즉위 의례
* 도표 양로령(養老令)의 신기령 및 관련조목 일람
신기관 신기 씨족이 담지하는 국가제사의 체계
신사 율령국가의 신들
우지가미 율령제와 우지가미의 탄생
* 칼럼 미소기와 하라에
제2장 중세 : 습합하는 신들
22사와 총사 - 일궁
신불습합 신신이탈(神身離脫)을 희구하는 신들과 하치만신의 등장
본지수적 신불습합의 발전과 어령신앙
신국사상 중세적 국가관의 형성
양부신도 이세신궁 주변의 신도설 성립
산왕신도와 중세일본기 중세신도설의 발전과 보급
수험도와 음양도 신기신앙의 주변
* 칼럼 에마·오미쿠지
제3장 근세 : 자화상을 추구하는 신도
길전신도 신도의 새로운 조직화로
동조대권현 신격화된 위정자들
제사니의신주법도 에도막부의 신직 정책
서민과 신도 의례와 교설의 확대
* 칼럼 우지가미와 우부스나가미 - 인과와 조화
유가신도 유학에 입각한 ‘합리화’
수가신도 신도와 유학의 미묘한 관계
* 칼럼 신장제:신도와 장례
강?유행신 월경(越境)하는 신앙집단의 탄생
* 칼럼 시치고산(칠오삼)
국학 신도를 둘러싼 학문의 전개
복고신도 학문과 신앙의 예정조화
제4장 근현대 : 근대화와 마주선 신도
근대신기제도 ‘국가의 종사(宗祀)’로 자리매김된 신사신도
근대천황제 천황의 신성화와 신격화
신사본청 정교분리 및 신교자유의 원칙에 입각한 신사의 재편성
* 칼럼 해외신사·참배작법·현대의 신직
교파신도 유신정부에 의해 교단화가 촉진된 신도
신도계 신종교 연이어 출현한 새로운 신들
* 칼럼 신도계 신종교의 해외포교
신도습합 현대사회에 숨 쉬고 있는 민속신도

편저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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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리뷰

“신도는 과연 순수하게 고유한 일본만의 전통인가”

통상 신도라든가 신사 하면 일본 고유의 민족종교, 일본만의 순수한 전통이라고 말해지는 경우가 많다. 일본 학자들뿐만 아니라 서구의 일본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이해가 하나의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종래 일본학계 및 서구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신도를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생겨난 민족적 종교”로, 그리고 신사를 “일본에서 독자적,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 종교시설”이라고 규정해 왔다. 그러나 근래 고대신사사 및 건축사 연구에 의해 신사가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했다는 식의 통설이 오류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신사라는 명칭과 오늘날 우리가 보는 신사건축은 7세기 후반 텐무천황조에 있어 율령제 지배 및 관사제의 성립기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본서는 일본 신도의 역사를 ‘종교시스템으로서의 신도’라는 관점에서 매우 요령 있게 서술하여 한국의 학계와 일반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며, 이 책은 기존의 무수한 신도 연구서들을 능가하는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 두드러진 장점 몇 가지만 들어보자.

첫째, 본서의 최대 장점은 신도를 ‘종교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한다는 점에 있다. 전체 사회의 구조적 특질 및 그 변화과정과의 관계에서 종교사의 전개를 이해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유기체 모델이 아닌 생태계 모델로서 종교사를 서술한다.

둘째, 전술했듯이 본서는 신도를 생태계 모델로 이해하고 있다. 이런 입장은 신도라는 것에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에만 고유한 어떤 불변적이고 본질적인 특징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는다. 예컨대 본서는 “신도를 고대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종교시스템으로 볼 수 없다.”라고 언명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본서는 일본 역사상 신도라고 부를만한 어떤 연속성이 존재한다는 점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신기숭배라는 것이 그 핵심이라는 것이다.

셋째, 신도를 과연 일본만의 독자적인 종교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물음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본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넷째, 신도를 포함한 일본종교사를 고찰할 때 이른바 신불습합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한데, 본서의 경우 신도와 관련하여 신불습합이 가지는 의미를 비교적 알기 쉽고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하거니와 무엇보다 본서가 제시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신도란 결코 “초역사적이고 불변적인 일본인의 기층신앙이 아니”라는 통찰력에 있다. 본서에는 “일본 태생의 종교시스템”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으나, 이는 결코 신도가 순수하게 일본적인, 일본만의 고유한 종교임을 의도하는 표현이 아니다. “일본 태생”이라는 말은 일본인들이 일본열도 내외의 다양한 신앙전통과 문화적 요소들을 수합하여 역사적으로 발전시켜 온 것이 바로 신도라는 의미를 담고 있을 따름이다. 본 역서는 독자들이 이와 같은 통찰력에 보다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원주 외에도 필요한 개소마다 옮긴이 역주를 붙여 이해를 돕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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