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장례식 풍경 2008.8.26사람이 좋다고 평판이 자자한 내 친구가 있다. 그의 원칙 가운데 하나는 장례식에는 꼭 참가하는 것이다. 요새 장례식은 거의 3일장이라서 일정이 안 맞으면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장례식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간다. 옷도 가능한 한 검은 색으로 맞춰 입고 온다. 물론 부조금도 적지 않게 낸다. 그리고 왔다가 후다닥 사라지는 조문객에 비해 그는 상가에 좀 더 오래 머문다. 그가 인간성 좋다고 높이 평가받는 데에는 이렇듯 장례식 참가에 기울이는 그의 정성이 적지 않은 몫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그와 같지는 않다. 이메일이나 전화로 부고 소식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눈살부터 찌푸린다. 느긋하던 일정이 느닷없이 각박해지기 때문이고, 예상치 못했던 금전 지출이..
종교문화원형 발굴 및 활용방안 모색의 의미2008.8.19 연구소에서 문광부 종무실로부터 “종교문화원형 발굴 및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수주 받아서 과제에 착수했습니다. 최근 문화콘텐츠산업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문화원형” 발굴 및 활용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대되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오늘날 문화산업은 21세기 인류 사회를 이끌어 갈 핵심 동력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산업의 열쇠를 이루는 것이 “문화콘텐츠”이며, 문화콘텐츠 창출의 기본 원천 확보와 관련해서 인문학적 사고와 축적물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문화콘텐츠 창출에 있어서 원천 자료의 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문화콘텐츠 창출을 위한 원천자료 확보 작업이 진행되면서, 문화의 원형적 요소에 대한 관심이 증..
프로테스탄트와 기독교 사이에서 2008.8.12몇 년 전에 천주교 관련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나에게 주어진 주제는 개신교에 관한 것이었다. 그래서 제목을 “xxx와 개신교”로 잡아 실무자에게 보냈다. 그런데 얼마 후 실무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논문 제목을 “xxx와 프로테스탄트”로 바꾸었으니 양해해 달라는 것이었다. 교구에 계신 ‘윗분들’이 ‘프로테스탄트’라는 용어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교구청의 홍보물에는 ‘프로테스탄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발표 자료집에는 ‘개신교’로 표기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천주교인들은 모두 개신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줄 알고 있었다. 천주교의 ‘윗분들’이 ‘개신교’보다 ‘프로테스탄트’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
BC와 AD, 이제는 BCE와 CE로! 2008.8.5 BC가 ‘Before Christ’, 그리고 AD가 ‘ann Domini’(in the year of our Lord)’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우리말로 BC는 (서력)기원전, 그리고 AD는 (서력)기원(후)로 번역한다. 사실 뜻 그대로라면 BC와 AD는 각각 주전(主前)과 주후(主後)로 번역되어야 한다. 불교는 불기(佛紀), 원불교는 원기(圓紀)를 사용한다. 대순진리회, 천도교, 대종교, 통일교 등 다른 종교들도 물론 연도를 표기하는 나름의 방식이 있다. 기독교에는 ‘기기(基紀)’라는 용어가 적절할지 모르겠다. 대체로 기독교문화권인 서구에서는 ‘기기’를 사용한다. 사실은 ‘기기’인데 우리는 ‘기기’를 ‘서기(西紀)’로 번역해서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