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루이 란츠베르크와 투우장의 신비 news letter No.580 2019/6/25 ‘신 없는 인간’의 삶은 어떠한 모습일까? 《죽음 경험과 자살의 도적적 문제(The Experience of Death & The Moral Problem of Suicide)》라는 책에서 폴 루이 란츠베르크(Paul-Louis Landsberg)는 이러한 우울한 삶의 구조를 묘사하기 위해서 투우장으로 간다. 투우는 고대적인 신비의식의 유물이라고 일컬어진다. 투우장에서 인간은 황소의 죽음에서 자신의 죽음을 본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황소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한다. 그러나 이때 역설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구경하는 자, 즉 죽음 밖에 서 있는 자가 되기도 한다. 투우는 죽음에서 인간을 잠시 떼어놓은 후에, 마치 하나..
반야심경과 분류체계 news letter No.579 2019/6/18 불교에 문외한인 사람도 귀에 익숙한 《반야심경》의 구절이 있다. 바로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다. 바로 앞 구절이 비슷한 의미의 “색불이공 공불이색”(色不異空 空不異色)인데, 그만큼 이 부분이 《반야심경》의 강조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텍스트를 읽어보면, “색즉시공”의 측면이 두드러지는 반면 “공즉시색” 혹은 “공즉시오온”의 측면은 다만 뒷면에 잠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이 틀리지 않는다면 의문이 든다. 왜 양쪽의 중요한 의미 가운데 한쪽 측면은 전면에 부각시킨 반면 다른 쪽 한편은 뒤로 물리는 듯한 포즈를 취한 것일까? 아마도 《반야심경》이 만들어졌을 때의 상황과 연관되지 않을까 한다. 《반야심경》..
공간의 팔림세스트, 이미지의 팔림세스트 news letter No.578 2019/6/11 1906년 덴마크의 문헌학자 요한 루드비히 하이베르크(Johan Ludivig Heiberg)는 콘스탄티노플에서 나온 기도서 양피지 문서를 검토하던 중 1200년대 한 수도사가 사용하던 기도서 양피지에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문서 필사본이 숨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중세 시대 양피지는 값비싼 재료였고 따라서 한번 사용한 양피지를 재활용하는 일은 빈번했다. 중세 필사가들은 기존에 사용된 양피지 위에 적힌 글씨를 지우고 새로운 문헌을 필사했는데, 이렇게 재사용된 양피지를 팔림세스트(palimpsest)라 부른다. 1998년 미국 볼티모어의 월터스 아트 뮤지엄(The Walters Art Museum)에서는..
종교현실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 news letter No.577 2019/6/4 요즘 저는 종교를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좋은 가치와 착한 규범들을 가르치고 실천한다는 종교들이 서로 티격태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살육도 마다하지 않는 싸움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바야흐로 우리 울안에서도 그런 사태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일면서 무척 당혹스럽고, 두렵고, 걱정이 됩니다. 하기야 종교 간의 갈등이 어제 오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종교는 아득한 때부터 그래왔습니다. 무릇 신념이란 그것이 굳어지면 거의 맹목적인 자기 절대화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인들에게는 무척 송구스러운 말이지만, 종교는 평화를 위해 ..
- Total
- Today
- Yesterday
- 불복장
- 기후변화
- 연구원
- 개신교
- 기후위기
- 불교
- 죽음
- 코로나
- 민족종교
- E. B. 타일러
- 종교학
- 비평
- 신종교
- 임현수
- 한국종교문화연구소
- 유교
- 종교문화비평
- 앤 카슨
- 정진홍
- 종교
- 무속
- 연구원 이야기
- 신화
- 종교개혁
- 기독교
- 갑골문
- 점복
- 원시문화
- 순례
- 한종연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