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주의(要注意)! 신비주의2010.3.30 요즘 역주행이란 말이 유행하는 것을 정치 탓으로 돌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그 말이 지닌 과거 지향적 방향 때문이다. 서로를 과거에다 비끌어매고 시대착오적이라고 비난한다. 나는 이 역주행의 긴장감을 종교/학에서 “신비주의”(Mysticism)란 말이 나올 때마다 느끼게 된다. 나는 이 말에 불만이 많다. 마치 내 귀중 한 것을 남의 값싼 물건과 뒤섞어버린 느낌, 그리고 내가 저축해 놓은 것을 인출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린 상실감을 갖게 한다. 아무쪼록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느낌이기를 바란다. 한때 종교/학에서 신비주의라는 말이 좋은 의도로 사용되었던 적도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차이에도 불구하고 종교들이 서로 포용하고, 각각의 차이를 없앨 수 있다는 ..
순례와 일본의 불교문화2010.3.23 오래 전 일본불교를 공부하면서 맨 처음에 부닥친 문제는 저것도 불교야 하는 것이었다. 불교는 불교 같은데 도저히 불교 같지 않아서 많은 애를 먹은 것이 일본의 불교였다. 내가 알고 있던 불교와는 너무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뿌리는 같은데 참으로 다르게 전개된 것은 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일본의 불교문화였고, 그 다르게 생긴 것이 저것이 과연 불교일까 하는 의문으로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내가 갖고 있던 질문의 방향이 일방통행이었음을 깨달았다. 일본을 알기 이전에 굳어진 불교에 대한 나 자신의 기존의 이해, 기존의 개념이 요지부동의 전제가 되어 그 위에서 일본의 불교문화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여기에서 내가 갖고 있었..
아시아 종교 연구의 빈곤2010.3.16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신학자들이 있고 기독교사 연구자들도 많지만, 아시아 교회사에 관한 한, 가르칠 선생이나 읽을 책이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사무엘 마펫의 『아시아교회사』가 번역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 형편이 어찌 교회사에만 해당되겠는가. 현재 한국학계에서 아시아 종교 전반 또는 아시아의 개별종교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한국종교학회도 아시아 종교 연구를 주제로 삼아 모임을 가진 적이 있지만 동아시아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1만여 명에 가까운 한국의 기독교 선교사들과 불교 포교사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고, 아시아의 종교적 배경에서 성장한 백만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들과 여성결혼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형..
다물 피정의 집에서‘십자가 고난 길’을 체험하다2010.3.9 지난 2월 27일 연구소는 제1차 유교의 소수서원과 제2차 불교의 대흥사에 이어 제3차 종교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종교문화탐방은 일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종교문화에 대한 이해와 종교적 감성을 함양하기 위해 시행하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이번 탐방에는 연구소 회원 13여명이 강원도 인제에 있는 ‘천주교 천주섭리 수녀회’의 ‘다물 피정의 집’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우리는 고 막달라 수녀님으로부터 피정 지도를 받았으며, 박문수 선생(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의 ‘한국 천주교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한 대중강좌를 듣고 토론을 하였다. 피정지도에서 수녀님은 피정의 개념부터 소개하였다. 피정이란 기도와 묵상을 중심으로 믿음의 깊이를 견고히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