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종말론 유행 현상과 종교 패러디 놀이2009.12.29 지난 늦가을 개봉한 재난영화 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비록 CG 효과일 뿐이긴 해도) 어마어마한 물량과 스케일로도 주목받았지만, 고대 마야인들이 예언했다는 2012년 지구 종말설이 유행한 덕에 더욱 유명했던 영화다. 제작사의 상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있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개봉 전후뿐 아니라 올해 벽두부터 일찌감치 2012년 종말설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이게 흥밋거리가 되겠다 싶었는지, 언론들도 종말설을 소개하거나 분석한 기사와 프로그램을 앞 다투어 내놓았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비슷한 일이 십여 년 전에도 있었다. 1992년 종말설을 주장하던 종교 단체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글쎄, 혹시 그 ..
근대‘종교’문화유산 등록제 무엇이 문제일까2009.12.22 수년전 대전 소재 신종교 단체에 일이 있어 갔던 적이 있다. 대전 소재 신종교 단체의 몇몇 건축물을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 하는데 자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외부 전문위원으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전문위원, 대전시 담당 공무원들과 수차례 답사하면서 실측도하고 여러 가지를 논의 했다. 그 뒤 여러 건조물과 몇몇 시설이 근대문화재로 등록되었고, 2008년에는 주요 건조물에 대한 실측조사가 완료되어 문화재청에서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일반(지정)문화재(국보, 보물, 사적, 명승, 문화재자료 등)와 근대(등록)문화재는 많이 다르다. 일반문화재는 원형보존이 근본 목적이라 개보수 자체가 어렵지만, 근대 등록문화재는 외형은 유지하되 속 내용은 실생활에 편..
한국 개신교는 어떠한가?2009.12.5 ‘개독교’로 폄훼되고 종교자유의 억압 주체이자 종교편향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한국 개신교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수년 전부터 더욱 강열하게 퍼부어지는 한국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비난은 개신교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종교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현실이 드러내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을 갖고 있던 차에 개신교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인구센서스 결과는 뭔가 심각한 변화가 개신교에 있음을 직감하게 해주었다. 일제의 탄압에서도, 독재정권에서도,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에서도 부단하게 신자수가 증가해온 개신교가 민주화의 시대에, 아니 개신교 장로가 대통령이 되고 경찰 총수가 유명 목사와 나란히 사진을 찍어 개신교 집회 선전을 하는 시대에 오히려 신자수가 ..
게르만 땅에도 법열(法悅)의 바람이...2009.12.8 오랫동안 그리스도교와 함께 서구의 문명을 일구어온 유럽대륙에 지리상의 발견 이후 낯선 아시아의 종교가 소개되기 시작했다. 17세기부터 전래되기 시작한 불교가 그 중의 하나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오랫동안 그리스도교인은 유럽인으로 불교인은 아시아인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 구도는 현대로 접어들면서 놀랄 만큼 바뀌었고 또 바뀌고 있다. 유럽은 더 이상 그리스도교만의 대륙이 아니며 아시아는 더 이상 불교나 유교만의 땅이 아니다. 불교전통의 한국에 유럽의 그리스도교가 대중의 종교로 등장하게 된 것과 유사하게 20세기가 지나면서 그리스도교 전통의 나라 독일에 아시아의 불교가 시민종교로 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종교를 수용하는 방법이나 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