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연가 : 백악산과 세종대왕 동상 2009.10.27 촌놈의 서울 사랑은 광화문 뒤편 백악산(북악산)을 보면서 시작되었다. 높은 빌딩숲, 수많은 차들, 그보다 더 위압적이던 전경들 어깨 너머로 보이던 백악산의 곡선이 어찌 그리 매혹적이던지. 직선은 문명이고 제국주의의 선이라면 곡선은 자연의 선이라는 어느 지리학자의 말을 나는 광화문 앞에서 바라보는 산과 빌딩의 선을 통해 공감했다. 이 백악산을 뒤로 한 광화문 앞에 세종대왕 동상이 등장하였다. 세종의 거리에 세종의 동상 대신 이순신 동상이 있던 아이러니가 이제야 사라졌다. 이순신 장군에게 미안하지만 그는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라 수호신의 자리로 물러난 것 같다. 궁궐에서 나와 길거리 옥좌에 앉은 세종대왕은 한글을 비롯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
物神의 망령은 聖靈을 왜곡한다 2009.10.20 2009년 개신 교단들의 9월 총회가 완료되었다. 본인이 속한 예장(통합)의 제 94회 총회주제가 '하나님을 기쁘시게(요8:27,시37:4)'였다. 대다수 개신교단의 총회주제도 이런 주제의 범주 안에 들어있을 것이다. 엇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 교단들의 총회가 끝나고 10월중에는 교단별로 노회가 진행된다. 현재 개신교단의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개신 교단은 교단단위의 통계는 물론 개교단내부의 통계조차도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렵다. 이는 개신교가 교리적 이유 또는 정치적 이해득실로 쉽게 이합 집산하는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많은 교단들의 총회동향을 일일이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다행히 현대 한국 개신교를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특성이..
등록문화재와 종교건축유산 2009.10.13 등록문화재 제도의 도입과 활발한 목록화 사업으로 멸실되어 가는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기반이 조성되고 이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의식도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문화재보호제도는 소위 ‘중점보호주의’ 즉 한정된 재원과 인력으로 극히 중요한 문화재를 강한 규제와 지원을 통하여 원형대로 보호하는 ‘지정제도’를 근간으로 하여 왔다. 따라서 ‘문화재’ 하면 재산권 침해를 떠올리고 지정을 기피하여 왔다. 그러나 등록 문화재는 소유자의 자발적인 보호에 기초하는 신고위주의 제도로서 보호와 동시에 활용을 촉진하고, 세제지원 및 수리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 문화재에는 건축물뿐만 아니라, 토목산업시설,..
종교현상학으로의 회귀2009.10.6 우리는 추석을 ‘결실의 계절’이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조상의 묘를 찾고 일가친척들을 만나 행복한 담소와 맛난 음식을 나누며 꿈과 같은 시간을 보냅니다. 현재의 내가 있음은 주변의 많은 은사님들, 지인들, 동료들, 가족들의 격려와 배려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저는 추석에 감사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종교와 종교인 그리고 종교현상을 쫓아 거리를 해매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상’에서 떠나 추석이라는 민족의 대 전통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니 한결 마음이 가볍고 상쾌합니다. 2004년 필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종교학회 창립 5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일이 있습니다. 2박 3일의 일정동안 2백여 명 안팎의 종교학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