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의 슬픈 자화상: 성공신화의 마법 2008.12.16 올 9월에 치른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감독회장 선거문제는 나로 하여금 새삼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든 기이한 현상이다. 뻔히 파국으로 치달을 것임을 알았을 것인데, 그토록 어이없는 길을 왜 선택했는가 하는 궁금증을 일으켰다. 사태의 발단은 이렇다. 감리교회는 교단법으로 “교회 재판법이나 사회 재판법에 의하여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로 피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그 법에 따라 감독회장 후보 자격이 없는 김국도 목사가 우연곡절 끝에 후보 등록을 하고 압도적인 지지로 감독회장에 당선된다. 그 사이에 일부 후보자들은 법원에 ‘후보등록효력가처분신청’을 제기하여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김국도 목사에 대한 후보등록효력정지가처분 결정을 받아냈다. 또한 당시 감독회장인 ..
무덤과 사당 2008.12.9 일본 전국의 신사들을 찾아다닌 지 벌써 10여년이 다 되어간다. 현재 약 12만여 개소의 신사가 있다는데, 그 중 일본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유명신사나 역사가 오래 된 유서 깊은 신사는 웬만큼 다 돌아본 것 같다. 처음 신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단순해 보인다. “일본을 타자로 보기.” 그러니까 내게 일본의 신사는 무척 이국적인 풍경으로 느껴졌고, 그래서 타자로서의 일본을 연구하기에 적절한 대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신사 연구를 하다 보니 그 신사의 뿌리가 우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 으레 모든 것이 풍화되기 마련이지만, 한반도와 관련된 일본 내 도래계 신사(한반도 도래인이 세웠거나 한국신..
신전에 모셔진 인간 2008.12.2 여행을 하다보면 처음 간 곳인데도 너무나 익숙하고 편안한 것 같아 의아해할 때가 있는 반면 사진이나 책을 통해 익히 아는 것과는 너무나 판이해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얼마 전 여행이라기보다 업무상 잠시 스쳐간 미국에서 나를 당황스럽게 만든 것이 있었다. 링컨 기념관이다. 에브라함 링컨은 한국 사람에겐 너무나도 친숙한 사람 중 한 명이다. 통나무집, 구렛나루 수염, by the people, 그리고 그의 동상은 어릴 때 익히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아온 것들이고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워싱턴 디시에 도착한 첫 날 밤 동행한 사람의 지인이 데려다 준 링컨 기념관. 나는 높이10미터가 넘어 보이는 파르테논 신전 모형의 이 건물 전체가 링컨 상(像)만을 위한 집이라고는 상상..
참회, 종교함의 기초 2008.11.25 다른 종교에서는 알 수 없지만 불교의식은 모두 참회(懺悔)로 시작해 회향(回向)으로 끝난다. 참회란 일반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고 그것을 뉘우칠 때 사용되는 말이다. 이러한 참회는 대중에게 고백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자신의 허물을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허물을 밝힐 수 있는 그러한 용기는 자신을 정화할 수 있는 내적인 힘으로 축적된다. 그렇게 내적으로 충만한 힘은 자연히 그것을 다른 존재와 공유하고자 하는 데 그것이 바로 회향이다. 참회는 잘못이 있어서 뉘우치는 경우도 있지만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이다. 태어나면서 인간이 지닐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